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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정적 독살, 그 음모를 추적하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이 암살 명령을 내렸던 푸틴의 ‘넘버 원’ 정적이다. 러시아의 개혁파 정치인이며 변호사인 나발니를 독살하려던 사건을 추적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19일 영국에서 거행된 제76회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제95회 아카데미시상(3월 26일)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영화는 나발니가 자신의 죽음을 기록,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의 어느 시점에선가 그가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러나, 나발니는 현재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감금되어 있지만 그의 영향력은 선거 판세를 움직일 정도로 상당하다.     나발니는 푸틴 독재 치하의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정부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를 들여 초호화 비밀 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어떤 외압에도 위축되지 않고 오로지 개혁을 위해 정진하는 지도자로 러시아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평소 러시아 정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오던 그를 보다 못한 푸틴은 나발니 살해 음모를 명령한다.     영화는 나발니가 2020년 8월 자신을 독살하려던 자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마치 스릴러처럼 전개한다. 앞서 나발니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 이듬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영화배우를방불케 할 정도로 수려한 외모와 카리스마로젊은층에 어필하는 나발니에 위협을 느낀 푸틴은 나발니를 일찌감치 반역자로 규정하고 피선거권을 박탈, 나발니의 정계 진출을 막아 버렸다.     예일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나발니는 ‘미래의 러시아’라는 정당을 창당, 푸틴의 독재에 맞서왔다. 영화는 무자비한 억압에 대항하는 나발니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면서 그가 아직 러시아를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는 정치가임을 강조한다. 김정 영화평론가푸틴 독살 러시아 시베리아 러시아 흑해 러시아 정부

2023-03-03

[기고] 침략 전쟁은 결국 실패한다

러시아의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유럽의 안보, 유엔 체제와 국제법에 기반을 둔 규범, 나아가 국제질서 전체를 노렸다. 국제 규범을 위반하며 다른 국가를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전 세계가 우려할 심각한 사안이다.   국제인도법(IHL)을 명백하게 위반한 러시아군의 민간 목표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은 어쩔 수 없이 피란길에 나섰다. 난민이 200만 명이나 발생할 정도로 인도주의 재난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는 지난 몇 달간 외교적 해결을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적 해결책에 관심 있는 척하면서 그동안 만난 모든 이들의 면전에서 거짓말했다. 평화로운 해결 대신 끝내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일으켰다.   유럽연합(EU)은 한마음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는 생사가 걸려 있는 문제다. EU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결사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묻기 위해 러시아를 완전 고립시키는 조치들을 시행할 것이다.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지지 세력은 이미 몇 주 전부터 대규모 허위정보를 이용한 선전전을 시작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와 언론 생태계는 SNS에서 대중을 속이고 사실을 조작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왔다. 러시아 정부의 선전 부문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신나치’와 ‘루소포비아(Russophobia·러시아 혐오)’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나치주의와 관련된 모든 표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우크라이나에서 극우 후보들은 미미한 지지를 받는 비주류 정치인이라 의회 진출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돈바스 지역을 버린 적이 없다. 돈바스에서 러시아 문화와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한 적도 없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공화국이 아니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무장 분리주의 단체들이 지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땅이다.   국제사회가 러시아 정부의 무력 행동에 계속해서 공동대응할 수 있도록 EU는 전 세계 파트너들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결의안에 대해 15개 이사국 중 러시아만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난 2일 181개국이 참석한 긴급특별 유엔 총회에서는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141개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다. 러시아·벨라루스·북한·시리아·에리트레아 등 5개국만 반대했고 35개국은 기권했다. 이번 결정의 의미는 분명하다. 국제사회가 주권 국가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것이다.   유엔 회원국들은 헌장에 담긴 가치와 원칙을 존중하며 연대해 목소리를 냈다. 우리는 특히 총회 결의안을 공동으로 발의한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러시아 침공을 분명하게 규탄하고, 경제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점을 환영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물론이고 유럽과 세계 안보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모든 책임 있는 일원은 제재를 확대하고 러시아를 더욱더 고립시키고 만행을 폭로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세상은 예전에 우리가 알던 세상과 같을 순 없을 것이다. 지금은 국제사회가 연대해 신뢰와 정의, 자유를 기반으로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무력은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다. 그런 전례는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호세프 보렐 /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기고 침략 전쟁 우크라이나 정부 러시아 정부 우크라이나 침공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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